영화 국보 리뷰 (재능과 운명, 예술의 이중성, 요시자와 료 연기)
아름다움이라는 이름 아래, 끝까지 무너져가는 인간 <국보>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,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. 이야기의 규모 때문이라기보다, 그 안에 담긴 감정이 꽤 오래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. 화려한 가부키 무대,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던 집요한 욕망 — “예술은 사람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” 라는 질문이 조용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. <국보>는 단순히 한 예술가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,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다 스스로를 잠식해버린 인간의 기록처럼 느껴졌습니다. 재능과 혈통 — 서로를 비추는 두 사람의 엇갈린 삶 영화는 키쿠오와 슌스케, 두 인물을 통해 완전히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된 운명을 보여줍니다. 키쿠오는 타고난 재능을 가졌지만 출신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가야 했고, 슌스케는 명문가의 피를 물려받았지만 그 무게에 짓눌려야 했습니다. 저는 이 관계가 꽤 인상 깊었습니다. 누군가에게는 축복이었던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짐이 되는 구조 — 두 사람의 삶은 경쟁이라기보다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. 특히 키쿠오가 올라갈수록 슌스케가 무너지고, 키쿠오가 무너질 때 슌스케가 다시 서는 흐름은 단순한 라이벌 구도를 넘어 운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습니다. 무대 위의 아름다움, 무대 밖의 어둠 - 예술의 이중성 <국보>에서 가장 오래 남는 건 가부키 무대의 화려함보다 그 뒤에 숨겨진 고독이었습니다. 온나가타로서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키쿠오는 무대 위에서는 찬란하지만, 무대 밖에서는 점점 자신을 잃어갑니다. 저는 이 대비가 꽤 강하게 다가왔습니다. 예술이란 결국 아름다움을 만드는 과정이지만, 그 아름다움이 반드시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. 특히 같은 공연을 다른 시기에 배치한 연출은 시간의 무게와 인간의 변화를 ...